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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뤼시스트라테(원제 : 뤼시스트라테) _ 조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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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제1회 대전청년연극제

- 대전 청년 실험극장
- 닉네임 뤼시스트라테(원제 : 뤼시스트라테)
- 정선호 연출-2017. 12.7.-소극장고도

2017년 제1회 대전청년연극제 대전청년실험극장 작품 중에서 <닉네임 뤼시스트라테: 원제 뤼시스트라테)(정선호 연출)를 소극장 고도에서 보았다. ‘청년’과 ‘실험’이라는 단어, 그 끌리는 단어들. 극장 안에서만큼이라도 기존 체제에 대한 '도전', '전복' 같은 굉장한 에너지를 기대하였다.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의 희극<뤼시스트라테(Lysistrate)>도 집을 나오기 전, 슬쩍 읽어도 본 참이다. 고대 그리스의 뤼시스트라테의 섹스보이콧, 이 시대의 감각, 정신을 어떻게 입혀 작품을 일신할 수 있을 것인가.

연출이든, 연기든, 무대의 시간과 장소를 더해갈수록 나아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내가 관심을 둔 것은 ‘해석’의 관점이었다. 간소하면서도 선명한 무대 전환에 대한 연출이나 대구의 재미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뤼시스트라테’를 통해 여성주의 담론 인식은 너무 피상적이며 속이 차지 못했다. 대단한 공부라도 된 듯한 ‘여성주의 미학(Feminist Aesthetics)’을 떠들고 싶지도 않다. 단지, 적어도 젠더 논의에 있어서 작품 주제와 이를 실현화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 그 깊이가 아쉽다는 것이다.

물론, 원제와 같은 시점에서 이 시대의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도 있다. 우리 생활세계 안에 있는 곳곳의 구조적 기둥은 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가부장제 사회의 주체들, 즉 나를 포함한 그 남성 여럿은 극장에서 기본적 사회적 틀에 대한 각성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암묵적으로 그 제도를 수용하고 묵인하는 사회 주체들을 전제한다면, 이에 그것이 어떻게 억압적으로 기능하고 있는지 깊이 파헤쳤어야 했다. 섹스보이콧의 펨돔*(femdom)을 넘어서 제도에 도전하는 실천의 구체적 양상을 새롭게 짜보는데서 이 연극은 시작됐어야 했는지 모른다.
 
여성주의는 여성의 '사회적 배제'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생물학적 성과 사회·문화적 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없애기 위한 정치적 의제들을 의미하며, 성평등, 비차별을 주장한다. 그것은 남성중심적 가족 구조에 기반한 것이기에 <뤼시스트라테>가 던지는 문제의식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개혁’하고 ‘교체’되어야 할 여성주의의 본질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단지, ‘젠더’ 정체성에 골몰하여, 주로 섹스기계에 의한 가정폭력,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여성 차별과 성적 대상화에 있어서의 성폭력 등을 타파하고자 외친 구호는 진부해보인다.

오히려, 사회적 이슈와 맞물려 진취적이고 작품이 연출되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가령 사회적 편견이 남성의 전업주부화를 막고 있는 상황을 구현하면서 여성의 사회 진출과 더불어 남성의 가정 진출도 필요하다는 식의 말하기나 보여주기든 이야기를 한 걸음 더 가지고 나아갔다면 이 작품이 더 인상에 남았을 것이다. 결국, 페미니코드를 입은 전사, 뤼시트스라테와 그 추종자들은 남성을 괴롭히며 성적인 쾌감을 얻는 펨돔(femdom)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를 두고 여성주의 인식으로 혼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작품에서 가장 거북스러운 것은 무엇보다도 스테레오타입화된 여성성의 개념들을 모사하기 급급했다는 점이다. 물론, 여성주의적 관점이란 것이 ‘비남성주의적 관점’이라는 개념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것일 수 있다. 어쨌거나, 시점이 그렇게 시작되었다손 치더라도, 여성으로서 세계와 자아의 다양한 관점과 욕구, 그것에 따른 새로운 방식의 행동과 실천이 연극적으로 재구성될 수 있었다면 보다 더 이 작품이 유익했을 것이다. 대적하는 세계의 고정성과 불변성, 항구적 가치에 대한 고답적인 향수를 포기하는 것이 어디 비단 여성주의만의 출발점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의식의 두께’, 무엇을 바라보는 시선, 청년, 실험이란 기대에 ‘그만하면 됐지’라는 수긍보다는 조금 더 한 걸음 더 디디고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 게 낫다고 이렇게 주절주절 본 것을 기록한다. (*)


- 조훈성


※ 출처: 대전연극의 즐거움 http://cafe.naver.com/daejeonstage/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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