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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대전국제소극장축제/2017.11.1.-시골의사의 기록-러시아초청팀-소극장커튼콜-작/엘레나 이사예바-연출/안드레이 꼬레오노프-조훈성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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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대전국제소극장축제/2017.11.1.-시골의사의 기록-러시아초청팀

 

-소극장커튼콜
-작/엘레나 이사예바
-연출/안드레이 꼬레오노프
-출연/ 바실리 레우또프 /스베뜰라나 바가노바/막심 빠호모프

 

 

<시골의사의 기록>은 러시아 보건의료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런 작품을 볼 때마다 연극이 품고 있는 '동시대성'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의 시선에서 이 작품이 틀어져보이는 것은 '의사'라는 위계라는 층위가 우리와는 사뭇 이질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극장에서 어느 공동체의 구조권력에 있어서 이중적 차원의 비일상성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회 시스템의 치부, 그 체제의 그림자를 어떻게 극장에서 효과적으로 연출 구현하느냐는 이 연극의 가장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나는 어느 계층(*흔히 '의료인'에 대한 신분은 특별하게 보여지지 않은가.)의 권력의 높이와 범위에 대한 선입견을 경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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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이 갖는 큰 장점은 관습적 인식에서의 한 문제있는 공동체의 상정은 '의사가 어떻게 그런 대접을 받을 수가 있지'라는 일차적 물음을 초월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사회주의'체제 하 러시아의 의료시스템의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닌 오히려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단위가 속도화되는 가운데, 더더욱 낙후되고 낙오되는 어느 지역과 지역민의 안녕에 대한 가늠을 모사적 극장에서 이미지화하게 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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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외과의사의 수술은 마치 '의례'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있을 수 있는 '상황'은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그 시골의사의 정체성은 더이상 어떠한 '의지'를 찾아볼 수 없으며, 공허한 표정과 시선은 그저 형식적인 시스템의 톱니를 아주 느슨하게 맞추어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T.S. Eliot의 문구를 빌어 '회전하는 세계의 고요한 중심점'은 바로 이 절망적인 '시골'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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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수술 앞에 유통기한이 지난 한참 지난 헌혈백처럼 기묘하게도 사회적 패러다임에 미관을 부숴가며, 그 체제의 사회적 '장'을 제대로 모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연극은 무슨 스펙터클한 사실적 무대를 연출하는 것도 아니다. 통나무와 가운, 천, 공구상자에 든 공구들을 적절히 도구화(오브제)하여 '화려한 장면'에 에너지를 쏟는 대신 오로지 부재한 '자아'에 심리적 거리를 두는 데 주력한다. 한정된 세계에 무력하고 비굴하고 위축된 한 개인은, '시골의사'라는 한 인간에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나라 전체와 연계될 수 있다. 반복적인, 모범적이기까지 한 재현의 실체는 결정적으로 상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기호적으로 단호하게 냉정한 시선으로 그 시스템에 대한 형상화에 있어서 '부정상황'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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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러한 연극에서의 '행위', 제스처는 그 연극을 바라보는 후견인들에게 큰 원심적 경향을 주는 데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적어도 경쟁적인 정치에서 구체적인 문제를 발견했다해도, '상징적 코드' 이상의 버저(Buzzer)는 만들지 못하고 있다. 즉 그 연출된 이미지에 대한 두려움과 신중함은 더해줄 수 있을지라도 충돌하는 어떤 강력한 투쟁의 에너지는 내적으로 극히 제한하고 있다.


이 연극은 중심부에서 거리가 멀어진 주변부, 경계에서 유리되고 유폐된 배역에 엄습한 위기감을 종국적으로 아래쪽과 위쪽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동요를 제자리달리기와 같이 만들었다. 결국, 그 결합 세력은 유약하며 중복적이다. 그러므로 그 연극은 '잡음'과 방향성 없는 산만함으로 부유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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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네이버 카페 [대전연극의 즐거움]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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