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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기록], [유르데콜]을 보고 _ 딱정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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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기록>,<유르데콜>을 보고
 
2017년 국제 소극장축제에서 공연된 연극들은 <연극과 사회>에 대한 관계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공연물이 많았다. <늙은 소년들의 왕국>, <유루데콜>, <시골의사의 기록>등은 등장인물을 통해 그 사회의 풍경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이 공연들은 인물들의 내면의 갈등이나 심리적인 장면의 구성보다는, 극속에 등장하는 인물을 둘러싼 배경, 즉 사회적 상황에 직면하고 그 상황의 변화를 모색하거나 (늙은 소년들의 왕국), 사회내 교육 시스템속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개인적인 노력과 고민등의 어려움을 토로하고(유르데꼴), 의료 상황의 실제적인 보고를 통해 등장인물들이 놓인 상황과 진술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실임을 말하고 있다 (시골의사의 기록).
노숙자, 임시직 여교사, 시골의사들은 자신을 둘러싼 세상과 불화(不和)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거대한 사회속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인물들이다. 동시에 인간에 대한 신념과 이상속 자신들의 세상을 이미 알은 자들이기도 하다.

러시아 연극과 프랑스 연극의 연기는 비슷한 공통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가벼움과 묵짐함을 다루는 방식에서 유연함을 선호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객석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에서도 유리벽이 아닌 개방형을 택하고 있었다. 오브제는 중요한 모티브가 되어 극의 강력한 인상과 상상을 연결해 주는 점도 비슷했다.

유연하고 재치있는 몸짓, 어린아이 같은 천진한 표정으로 객석의 마음을 연 배우들이 전하는 세상은 낙천적이거나 희망적인 사회가 아니었다. 현실은 괴롭고 그들은 연극속 사회의 틀안에서 속절없이 추방당하며, 해임될 것이고, 어이없는 주검이 되어 세상밖으로 사라진다. 그런데 이 과정은 무겁지 않게 그리고 난감한 가벼움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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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기록>의 경우, 기다란 전봇대같은 나무는 시골의사가 치료했던 환자들의 몸을 상징한다. 이 몸들은 살아서 회복되었거나 죽었거나 피를 흘리거나 방금 태어난 생명체들로 표현된다. 수술대위에서 나무 사람은 연장통에서 꺼낸 녹슬고 오래된 연장으로 수술을 받는다. 객석에선 연장통에서 꺼낸 도끼와 톱, 송곳, 테이프를 이용해서 수술하는 장면에 웃음을 터트리기도 한다. 상황이 심각한데 배우들의 표정은 어떤 평균음을 포착한 듯이 절대로 깊게 표현하지 않는다. 주인공 시골의사의 경우, 피로한 시골의사의 삶에 대해 객석을 향해 말을 들려주지만, 어떤 특별한 반응을 유도하지는 않는다.

두 명의 연기자는 다양한 역으로 변신하는데 이들의 연기역시 리얼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들은 인물의 특징과 표정의 일부만으로 전체의 형상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걸판의 <늙은 소년들의 왕국>이 체온을 가지고 말을 걸어왔다면, 이 러시아 연극은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이 상황이 실화라는 것을 특별한 방식으로 고발하고 있다. 러시아가 빈부의 계급갈등과 자본주의의 논리를 실랄하게 공격한 마르크스의 옹호자이며 한때는 공산주의였다는 것도 잠시 잊었고, 사람의 목숨이 나무토막이 되어 취급되는 이 상상이 유머라는 것도 잠시 잊었다.

마지막에 만취한 주정뱅이(시골의사)의 구타 장면과 죽음은 극의 특징을 잘 말해준다. 경찰은 길에서 만난 주정뱅이의 웅얼거림을 듣고 폭행을 하는데 이때에 경쾌한 러시아 음악이 나온다. 두 명의 연기자는 제복을 입고 장난스럽게 춤을 추듯이 사람의 몸을 가격한다. 여기까지는 부조리극에서 가끔씩 볼 수 있는 반어적인 연극적 장치였다. 그런데 정작 시골의사가 흰 천을 뒤집어 쓰고 무대 앞에서 쓰러져있는 실제의 몸을 보면서 뭔가가 일어나고 있는 중이란 걸 알았다.
 
담배피우던 전못대가, 연장통으로 봉합된 죽은 나무 기둥이 바로 이런 숨쉬는 사람이었음이 뒤늦게 포착되고 따라서 이 희극적 장치가 그 생생한 육체성을 대체하는 절묘한 통찰로 이루어졌으며 다양한 의미로 읽힐 수 있음을 알게된다.

나무 인간이건 파리 인간이건 연극은 이제 사회를 향해 다양한 포즈를 취하면서 다가오고 있다. 그것은 상상과 사실성으로 장착되어 그 울림이 더욱 강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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