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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대전국제소극장축제/2017.10.21.「산타의 노래」(햄 프로젝트-일본) –고도소극장-작.연출/스가노 코 출연-아마노 지로, 스가노 코-조훈성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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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대전국제소극장축제/2017.10.21.
「산타의 노래」(햄 프로젝트-일본)–고도소극장

조훈성

작.연출/스가노 코
출연-아마노 지로, 스가노 코
음향/반나이 하루나
조명/다케야 미쓰히로
무대/스가노 코
 
  가족에 대한 추억만큼 진부하면서도 공감가는 이야기는 없다. 문제는 그런 추억의 상기가 왜 필요한가에 대한 부분이다. 특히 극장 안의 메시지는 이런 '가족 찾기'가 한 개인의 가족사 스토리텔링과는 별개로 우리 사회에서 점하는 화해의 가능성을 찾는 역할을 하며, 부인했던 현재 갈등 공간의 긍정적인 가치와 스스로의 그림자를 한 발짝 물러서 이성적으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일본 '햄프로젝트'의 「산타의 노래」는 아버지와 딸이 과거에 대한 향수를 통해 가족의 따뜻함을 상기시키는 작품이다. 무슨 대단한 서사도 아니고 거대한 인물의 자기 분열의 드라마도 아니다. 연극이라는 형식 안에서 가능한 관람자에게 전격적인 이질화로서 소격을 가져오지도 않는다. 아담한 창고(헛간)이라는 공간에서 아버지와 딸은 어떤 '부재'의 판단을 그저 관람자에게 버리지 못하는 추억의 대상을 진열하고 반복하여 '부재'의 '부정'이라기보다 '수용'과 '극복'이라는 '소외'의 재발견을 하고 있다.

  흔히, 일본 특유의 감성이라면, 일상성의 섬세한 자의식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일상성'에서 이들은 '서정성'의  정치(精緻)를 표현하는 데 몰입한다. 이러한 인간 감정에 대한 탐구는 어떤 상황과 사건에 대한 허구적 감각을 예각하기보다는 인물의 사적 내면과 언행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편이다. 아마도 이 작품은 '딸'의 시점, 여성적 감정과 생각, 자아의 소양이 발휘되는 내면의 섬세한 묘사를 극중 헛간의 '제비집'에 투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극중 헛간에서의 '드라마'는  딸 히지리(스가노 코)가 아버지 키요히코(아마노 지로)에게서 헛간 청소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는데서 시작된다. 무명의 만화가인 키요히코는 한 달 전 기오코 이혼을 '당하고'도 아내에게 헛간을 정리하라는 통고를 '그림자 없는' 거리감으로 받아들인다. 이는 한 가족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정서적 접근 뿐만 아니라 이 사회의 '망'이라는 것의 단락, 그 '관계'의 '시선'을 엿보게 한다는 것이다. 물질사회에서의 '속도'에서 낙오되어 버린 한 개인의 태도는 그렇게 단락되어 버린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지나치게 부연한 관점일 수도 있겠지만, 속도가 버리가 간 것들의 공간이 바로 '헛간'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버려지고 남겨진 것을 잃어버리지 않고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해준다.  

  쓰레기 속에서 나오는 추억들 속에, 낡은 레트로 카세트와 정체불명의 테이프, 그 안의 부녀와의 대화는 시시콜콜하면서도 '소통'을 통해 '삶의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여기서 '관건'이 되는 것은 관람자 정서에서의 '정화', 사심없는 사유, 그 시절의 '그리움'에 대한 표명을 역력히 내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복고(RETRO)'는 추억을 회상하고 회고하면서, 과거의 체제의 감수성을 들먹이고 있다. '버려진 것'을 잃어버리고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작가적 태도는 '공감'의 공간도 최대한 협소하게 연출하고 있다. 도시 기반 자체에서 벗어나 버려지다시피 소외된 '헛간'과 돌아오지 않는 '제비'를 기다리는 '제비집', 그리고 '제비알'. 가지고 있는 전화가 불통되어 버린다든지, 갑작스럽게 헛간의 전기가 끊겨버리고, 촛불에 의지한다든지 하는 것은 문명과의 이질감을 최대한 부각시키고자 하는 연출의 의도일 수 있을 것이다. 겨우, 남의 집 전기를 끌어와 전기를 훔치고 있는 이 헛간의 부녀가 의지하는 것은 바로 '어제'의 '더불어', '제비집'보호에 대한 정서의 교감일 것이다.   

  심지어, 아버지 키요히코가 동경하는 오다 에이치로의 만화 <원피스 One Piece>의 모험도 소년만화의 환상, '꿈'과 '이상'이라는 레트로적인 '정신'에 있다. 딸, 히지리가 대학을 그만두고 오디션을 보러 간다는 것도, 이러한 젊은 세대의 새로운 도전, 인생의 로망을 찾아내고자 하는 일상의 편리한 관심에서 이를 벗어던지는 시선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30~40년 전만 해도 집집마다 제비집이 있을 만큼 사람수보다 제비의 수가 더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1970-80년대를 전후로 본격적인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도시화로 인해 '제비'들은 갈 곳을 잃고 번식지에서 점점 사라지고 말았다. 도시화로 인한 환경변화,  직접적으로 제비의 서식지와 개체의 급감은 보호야생 조류로 지정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제비가 돌아온다 하더라도, 이미 그 환경은 인간에게 적합한 환경이지 제비에게 적합한 환경이 아니다. 방치된 서식지의 변화, 제비의 멸종을 막는다는 문제가 이 연극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제비'가 '제비집'에 돌아온다 하더라도 그건 이미 어제의 '제비'의 환경이 아니다. 연극을 통해 자신의 시대에서 명쾌한 '답'을 제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소외'에 대한 발견, 일상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 속에서 그러한 '돌아봄'이 '삶'의 새로운 원천과 영향력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 연극의 미학적 발견일 수 있을 것이다.

  무거운 숙명으로 연극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저 그(그녀)가 호주머니 안에 간직하고 있던 '쪽지 속의 문장'을 통해 현대인'의 타자화, '자신'의 '타자화'를 통해 '머무는 것'을 통한 발견의 소중함을 체득하자는 것이다. '돌아오지 않는 제비'는 산업화 속도의 욕망에서의 귀소 문제가 아닌, 번식 이후의 '소외'와 더 연결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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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네이버 카페 [대전연극의 즐거움]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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